감독이나 주연배우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순전히 워킹타이틀이라는 제작사 이름만 보고 기대했던 영화.
예고편 동영상으로 본 느낌은 (워킹 타이틀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
밝기만한 로맨틱 코미디 느낌이 강한 성장드라마였다.
첫사랑이 실패하는 이유는,
매력을 감당할만큼의 기술이 부족해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바보짓들을 되돌릴 기회가 있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한창때인 주인공 팀은 당연스럽게 그 능력을 연애에 먼저 쓴다.
그렇게 그저 재밌는 일화로 시작한 영화는
어느새 좀 더 깊은 연애, 결혼, 그리고 삶의 깊숙한 부분까지 건드린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캐릭터.
여주인공 메리는 그 어느 영화의 여주인공보다 현실적으로 아름답고 매력있으며
남주인공 팀은 처음엔 매력없고 얼빵한 듯이 보이다가 어느새부터 지적이며 성숙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지적이며 위트토 훌륭하며 시크한 아버지는 그 자체로 감동이다.
시간을 다루는 그 어떤 영화 중 이렇게 논리적이고 감성적으로 완벽한 영화는 본 적이 없다.
앞의 어떤 사건을 수정할 경우 그때부터의 삶을 이전 버전과 똑같이 수행해야 이전 버전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간다는 것.
만약 그러한 능력이 있다해도 새로 살기 위해서는 더욱더 신중해야 한다는 개념을 정확히 보여줘서 와닿았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내가 십 년만 젊었더라면", "내가 그때 그 선택을 했더라면"이라고.
하지만 내면의 본질적인 변화가 없었다면
그때의 다른 선택은 결국 큰 틀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을 영화는 말해준다.
느끼는게 있다면 현재부터 바꾸는게 옳다고.
유난히 추운 이 겨울에 '지금까지의 선택들의 결과인' 따뜻한 누군가와 보길 적극 추천하는 영화.
'극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블리비언] @목동 메가박스 M2, 장엄한 분위기의 SF, 끝나고 수다 떨 이야기가 많은 영화였어요. (0) | 2013.04.17 |
---|